지난 14일 내몽골고원과 고비사막에서 10년 만에 최악의 황사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서쪽 지방부터 황사가 확대될 것으로 예보됐다. 지난주 고농도 미세먼지에 이어 황사까지 찾아오면서 건강관리에 적신호가 커졌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쓰기가 일상이 됐지만 황사와 미세먼지 차단을 위해서는 비말차단 마스크나 천으로 된 마스크 대신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황사와 미세먼지의 중금속·발암물질, 치매와 동맥경화 유발 위험
우리나라에서 관측되는 황사의 크기는 직경 1∼10㎛ 정도이고 미세먼지는 직경 10㎛ 이하, 초미세먼지는 2.5㎛ 이하다. 코 점막은 직경 10㎛ 이상의 먼지나 이물질을 걸러내고 기관지는 직경 5㎛ 정도의 이물질을 걸러낸다. 따라서 황사나 미세먼지는 상, 하기도에서 여과되지 않고 직접 호흡기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렇게 호흡기로 들어온 미세먼지는 알레르기 비염,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등을 유발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초미세먼지와 황사가 철, 규소, 구리, 납, 카드뮴, 알루미늄 등의 중금속과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이이다. 폐포와 혈관으로 들어갈 경우 신체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치매나 동맥경화증 등 전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외출 후 양치와 머리감기로 미세먼지 제거해야
황사와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외출에서 귀가한 후 몸에 붙은 미세먼지 제거를 위해 양치와 함께 머리를 감는 것이 좋다. 눈이 가려울 때는 비비지 말고 식염수나 인공눈물로 씻어내고 코 속도 세척하면 좋다.
체내 수분을 높이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황사에 묻어 들어온 중금속의 혈중 농도를 낮춰주고 소변을 통한 배출에 도움이 된다.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코 속이 건조해지고 미세 섬모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실내가 건조하면 호흡기 점막도 건조해져 바이러스, 세균, 먼지 등에 대한 호흡기 방어력이 떨어지는 만큼 실내온도는 20~22도, 습도는 40~60%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황사·미세먼지 이기려면 코로 호흡하는 습관 들여야
황사와 미세먼지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평소 코로 호흡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코는 호흡기 중 일차적인 방어막으로 이를 거치지 않고 입으로 호흡하게 되면 찬 공기와 함께 세균, 바이러스, 각종 유해물질이 바로 기관이나 기관지로 넘어가 기침이나 가래, 호흡곤란,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한다.
코로 숨을 쉬면서 건강한 코 점막을 유지해야 공기 중의 먼지를 거르고 세균을 막을 수 있다. 건조한 공기를 촉촉하게 만들어 주는 기능도 있어 목과 폐를 보호하기 때문에 코로 숨 쉬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비염이나 코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코로 숨을 쉬고 싶어도 쉬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또 사람에 따라 코 연골이 약한 경우 빨리 숨을 쉬게 되면 연골이 코 안으로 함몰돼 호흡이 어려울 수도 있어 천천히 호흡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호흡이 어려운 것은 근본적으로 코가 막힌 것이 원인인 만큼 그 원인에 따라 약물치료나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스프레이 타입의 코 뚫리는 약을 사용할 경우 반드시 주의사항을 읽고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속적으로 이들 종류의 약을 사용하게 되면 코점막이 기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에 견디기 어려울 때만 5~7일 이내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김경수 교수는 “황사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알레르기 항원 등은 모두 호흡기를 괴롭히는 원인”이라며 “이들 모두 환경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환경을 슬기롭게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개인위생과 건강에 유념해 건강한 호흡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